11월 11일은 많은 분들이 빼빼로데이로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편의점 업계에서의 빼빼로데이는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보다 더 큰 연중 최대 매출이 발생하는 날입니다. 하지만 11월 11일이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적 데이 마케팅 기념일이기만 할까요? 빼빼로데이뿐만 아니라 농업인의 날, 가래떡데이, 해군창설기념일, 지체장애인의날이기도 합니다.
빼빼로데이
11월 11일은 롯데에서 유래된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적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 마케팅 기념일입니다.
여성 구매층이 많은 발렌타인 데이, 남성 구매층이 많은 화이트 데이와 달리 빼빼로 데이는 남녀 모두에게 수요가 높으며, 편의점 업계에서도 밸런타인데이, 화이트 데이를 넘어서는 연중 최대 매출이 발생하는 날입니다.
10대들 사이에서도 봄 방학 중인 발렌타인 데이, 1학기 초인 화이트 데이보다 빼빼로 데이를 더 챙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11월에는 이미 학급 친구들끼리 얼굴도 다 알고 친해진 상태이며 수능과 연말을 앞둔 특수성 때문입니다.
빼빼로의 길쭉길쭉한 생김새를 아라비아 숫자 '11'에 끼워 맞춰 퍼뜨린 것이 오늘날에 이르고 있으며, 시초는 1993년의 부산광역시 어느 여고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폐교된 계성여중이 시초라는 설도 있습니다.
빼빼로데이가 시작된 건 경남 지역 여학생들 사이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해 빼빼하게 되자, "살 좀 빼라"라고 놀리며 빼빼로를 나눠먹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를 롯데 본사에서 발 빠르게 마케팅에 사용하게 되었고, 전국적으로 퍼져 지금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1996년 11월부터 차츰 다뤄지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 상당한 규모로 커져서 현재는 1년 판매량의 5~60%가량이 빼빼로 데이 전후로 나간다고 합니다.
빼빼로 데이가 커져가면서 일어난 논란 중 하나는 빼빼로 데이에 속하는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이라는 것입니다.
정부와 농협, 각급 학교 등에서는 11월 11일에 농업인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가래떡 데이를 기념하고 있기도 합니다.
농업인의 날 문서를 보면 알 수 있듯, 농업인의 날은 무려 1964년에 현재 원주시의 일부인 원성군의 농촌개량구락부 원성군연합회에서 제정한 날로 그때부터 11월 11일이었으며 원주시에서는 꾸준히 매년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등 어린이의 경우 못 받는 아이들은 슬퍼하는 등,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면서' 논란이 일어나기도 하였으며, 오죽하면 2011년 11월 11일 대구광역시의 일부 초등학교들은 빼빼로데이 휴업으로, 지나친 상술로부터 아이들의 동심을 보호하고 혼잡한 학내 분위기를 의식해 휴일로 정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이라고 해서 빼빼로 데이가 아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빼빼로와 농업이 무슨 대척점에 있는 것도 아니며, 사실 농업인의 날도 1996년 국가 공인으로 뒤늦게 제정된 날로, 연혁을 따져보면 오히려 빼빼로 데이가 먼저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제과산업과 농업이 모두 상업입니다. 요는, 농업인의 날이든 빼빼로 데이든 자유롭게 기념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소비가 강요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서는 안 되지만, 이러한 기업의 데이 마케팅 등은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이기도 하며, 더욱이 빼빼로 데이는 기업이 아닌 '소비자'에서부터 시작된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와는 달리 빼빼로데이는 나름 전국적인 행사지만 국가 공인 기념일이 아니며, 엄연히 사기업의 이벤트에 까까워 일반 달력에는 표시되지 않고 대신 농업인의 날, 해군창설기념일, 지체장애인의 날로 표시됩니다.
농업인의 날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로 대한민국의 법적 기념일입니다.
농업인의 날이 11월 11일인 이유는 한자 11(十一)을 합치면 흙 토(土)가 되기 때문입니다. 농민이 흙에서 나고, 흙을 벗 삼아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아 한자 '土月土日'을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쓴 것입니다.
일제강점기에는 6월 14일이 '권농일'로 제정되었었는데, 해방 이후에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6월 15일로 날짜를 바꾸고 '농민의 날'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명칭과 날짜가 바뀌다 1996년에 '권농의 날'을 폐지하고 11월 11일이 '농어업인의 날'로 지정되었으며 1997년에 '농업인의 날'로 변경됩니다.
'농업인의 날'에는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날입니다.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각종 기념일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제정된 것입니다.
가래떡 데이
가래떡 데이는 2006년 11월 11일부터 농업인의 날을 널리 알리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제정됩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업인의 날'을 주관하고 농업협동조합 및 다른 농업인 단체와 소비자 단체가 협력하여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농업인과 그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그들을 응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행사는 농업인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도움을 주며, 농업 분야에서의 협력과 소통을 촉진하는 데도 기여합니다.
풍년 농사를 축하하며 농업인의 노고를 인정하는 이러한 행사는 농업 부문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행사 중 하나입니다.
해군창설기념일
1945년 11월 11일은 대한민국 해군의 창군일입니다.
정확히는 해군의 모체인 해방병단의 기념일인데, 사실 해방병단의 창단은 11월 10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창설자인 손원일 제독이 해군은 국제의 신사라는 의미에서 하루 뒤인 11월 11일로 제정하게 됩니다.
11은 한자로 쓰면 十一인데 이게 선비를 가리키는 士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렇게 정하게 된 것입니다. 농업인의 날의 유래와도 비슷한 유래입니다.
지체장애인의 날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2001년부터 11월 11일을 지체장애인의 날로 지정하였습니다.
11월 11일은 새로운 시작과 출발을 의미하는 숫자 1로 구성되어 지체장애인들이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직립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를 첫 번째로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매년 11월 11일 전국지체장애인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종전일
1918년 11월 11일 독일과 협상국 간에 콩피에뉴 조약을 맺으면서 이날 전쟁이 종전됩니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은 재향군인의 날을 제정하게 됩니다.
퇴역 군인을 기리는 미국의 공휴일로, 매년 11월 11일입니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날을 1926년 미국 의회가 휴전 기념일로 지정하게 됩니다.
1954년 제2차 세계 대전을 포함한 모든 전쟁의 퇴역 군인들을 기념하는 날로 확장되면서 현재의 이름이 채택되었습니다. 다른 국가들에서는 같은 날을 휴전 기념일이나 영령 기념일로 부릅니다.
메모리얼 데이는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휴일이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 매년 5월 마지막 주 월요일로, 미국의 공휴일이며, 미국 남북 전쟁 당시 사망한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되었으나,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전쟁 등 군사 작전에서 사망한 모든 전사자를 추모하는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렇듯 11월 11일은 단순히 빼빼로데이뿐만 아니라, 농업인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 해군창설기념일등 의미 있는 국가기념일입니다.
또한, 6ㆍ25 전쟁에 참전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념하고, 이들을 유엔참전국과 함께 추모하기 위한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로 또 다른 국가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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